<p></p><br /><br />[리포트]<br>"나의 기억 속에는 세월이 흘러도 불이 꺼지지 않는 자그마한 방 한 칸이 있다.”<br><br>박상우의 소설 '내 마음의 옥탑방'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. 소설 속에서 옥탑방은 지상도 하늘도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애매한 공간으로 묘사됩니다.<br><br>또 드라마나 영화에서 옥탑방은 풋풋한 사랑이 무르익는 낭만적인 공간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.<br><br>그렇다면, 현실은 어떨까요?<br><br>여름철엔 덥고 겨울엔 춥고...부모 곁을 떠난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이 얻을 수 있는 누추한 보금자리...<br><br>반지하, 고시원과 함께 넉넉지 않은 삶의 상징이죠. 이런 옥탑방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어제 거처를 옮겼습니다.<br><br>바로 이곳에서 1달 동안 머뭅니다. 책상머리에서 아무리 정책을 만들어도 절박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역부족이어서 서민과 직접 호흡하겠다는 의지로보입니다. 기대감도 있지만 일단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습니다.<br><br>“8년차 시장님의 보여주기 퍼포먼스”<br>“공관 놔두고 세금 낭비다”<br><br>아마도 그동안 정치인들이 보여줬던 '서민 흉내내기’에 식상해져서 일겁니다.<br><br>진짜 광부보다 더 검은 탄이 묻어있었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 손빨래 하는 김무성 전 대표. 고시원을 체험한 정동영 당시 재보선 후보 고시원 체험.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어묵과 떡볶이를 손에 들고 잘 보이는 각도로 사진을 찍곤 했습니다.<br><br>지금 필요한 것은 서민 흉내가 아니라 서민의 손을 진짜로 잡아주는 것일 겁니다.<br><br>그런 의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책으로 결과물로 답해 줬으면 합니다.<br><br>무더위를 그곳에서 보내는 동안 손에 잡히는 변화를 꼭 끌어내길 간절히 바랍니다.<br><br>9평 옥탑방은 서민의 삶 그 자체이지 실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.